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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의 보고인 멸치
칼슘의 보고인 멸치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786 등록일 2018.07.04

충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해양환경과학과

명예교수 이태원

 

 

  멸치는 멸치조림뿐 아니라, 국물이나 젓갈 등으로 우리 음식에 널리 이용된다. 물고기는 멸치, 꽁치, 갈치, 쥐치 등과 같은 ‘-자 돌림과, 고등어, 민어, 연어 등과 같이 ‘-자 돌림 어류가 있다. 물론 조기, 도미, 전갱이 등과 같이 자 돌림을 따르지 않은 어류도 많다. ‘모두 물고기를 나타내지만 소리글자(표음문자, 表音文字)인 우리말에서 한자어인 ()’자 들어간 어류가 자가 들어간 어류에 비해서 크기도 크고 잘생긴 고급어인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자가 들어간 어류 중에도 참치, 삼치 등과 같이 크기도 크고 비싼 어류도 있지만, ‘자가 들어간 어류 대부분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싼 어류들이다.

   멸치는 크기는 작지만 떠서 사는 물고기로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의 영양을 다 갖추었고, 특히 칼슘이 많고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도 우유보다 많으며, 피부에 좋은 베타카로틴도 많다. 우리나라의 연간 멸치 어획량이 20만 톤을 넘어 항상 우리나라 어획량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물고기로, 뼈째 먹는 경우가 많아 우리의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여온 영양원으로, 하루에 몇 마리씩만 먹으면 몸에 필요한 칼슘을 충족할 수 있다.

   멸치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는 어류로,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며, 3월 제주도 연안부터 산란하기 시작하여, 성어들이 북상하여 서해 중부 연안에서는 5월부터 여름까지 산란한다. 보통 한 달이면 3cm, 6개월 정도면 8cm, 1년이면 10cm 이상으로 자라고, 산란한 후에는 죽는다. 멸치는 마른 멸치가 가장 흔한데 말랐을 때 크기에 따라 세멸(1.5cm 이하), 자멸(1.5~3cm), 소멸(3~4.5cm), 중멸(4.5~7.5cm), 대별(7.5cm 이상)5가지로 구분한다. 그런데 어떤 가게에서는 일본말인 지리(세멸), 가이리(자멸), 고바(소멸), 주바(중멸), 오바(대멸)라고 쓰는데, 왜 일본말 토를 다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세멸은 해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7~8월에 잡힌 가장 작은 멸치로 견과류와 볶아 먹고, 김밥에 섞으면 멸치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먹는다. kg당 마릿수가 많아 kg당 값이 가장 비싸다. 자멸은 보통 8~9월에 잡은 멸치로, 꽈리고추, 마늘종 등과 볶으면 제맛이다. 소멸은 아직 내장을 제거하지 않아도 쓴맛이 적어 통째로 고추장에 찍어 맥주 안주 등으로 적합한 크기이다. 중멸 크기부터는 국물을 내는데 많이 쓰며, 볶음에서는 내장과 머리가 쓴 맛이 나서 제거하기도 한다. 대멸은 주로 국물 내는데 사용한다. 멸치는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물고기로 소위 멸치똥은 멸치가 먹은 플랑크톤이 일부 소화된 상태로 쓴맛이 나기는 하지만 그대로 먹어도 영양가가 높다. 모양 때문에 멸치 머리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은데 멸치 머리는 칼슘의 보고이다.

   잡은 멸치는 바닷물에 살짝 삶아 건조하는데 마른 멸치는 건조된 상태에 따라 값의 차이가 크다. 색이 너무 희거나 검거나 냄새가 나는 것은 좋지 않다. 멸치는 여러 가지 어구로 잡는데 정치망과 기선권현망으로 가장 많이 잡는다. 정치망은 섬 사이 같은 조류가 강한 곳에 깔때기 모양으로 이동 통로를 막는 날개 그물을 설치하여 물을 따라 이동하는 수산생물을 자루그물로 모이게 하여 잡는 어업으로 주로 그물을 사용한다. 남해안에서는 그물 대신 대나무발 울타리를 사용하는 대나무 어사리, 혹은 죽방렴(竹防簾)이 멸치잡이에 사용된다. 멸치는 피부가 약하여 그물에 걸리면 상처가 나게 되는데 죽방렴에 잡힌 멸치는 상처가 거의 나지 않아 죽방렴으로 잡아 말린 멸치의 상품 가치가 아주 높다. 마른 멸치는 바닷물에 삶을 때 신선도와 건조가 중요한데, 죽방렴은 소규모 가내 어업으로 처리장과 거리가 가까워 잡은 즉시 항구로 가져와 삶아 말리기 때문에 질 좋은 마른 멸치가 생산된다. 이에 비하여 기선권현망의 경우는 잡히는 양이 많고 그물을 끌어 잡기 때문에 상처가 나기 쉽고 잡히는 양이 많은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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