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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선회 넙치
국민 생선회 넙치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775 등록일 2019.05.01

국민 생선회 넙치

충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해양환경과학과 명예교수 이태원

 

 넙치는 넓적한 물고기로, 한자로는 넓은 광()자를 써서 광어이다. ‘자 돌림인 넙치보다는 자 돌림의 광어가 더 고상한 물고기로 느껴져 광어가 더 널리 쓰이지만 순수한 우리말 넙치가 더 알기 쉽다. 물고기는 좌우대칭인데 넙치를 포함한 가자미목 어류는 눈이 몸의 한쪽으로 몰려 있어 좌우 대칭이 아니다. 그러나 가자미목 어류로 부화 후 어린물고기 시기에는 눈이 좌우에 있어 다른 물고기처럼 물에 떠서 헤엄친다. 양식장의 경우 한 달 정도 자라면 눈이 한 쪽으로 이동하여 바닥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넙치는 눈이 등 쪽에 달려 엎드린 것이 아니고 옆으로 누워 돌아다니는 것이다. 넙치는 눈이 왼쪽에 있으니 오른쪽으로 누워 살고, 가자미(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에 있으니 왼쪽으로 누워 산다. 일반인들 사이에 넙치와 도다리가 눈이 왼쪽이냐 오른쪽에 있느냐는 자주 시비 거리로, 광어는 왼쪽에 가자미는 오른쪽임을 쉽게 구분하게 좌광우도라는 숙어까지 생겼다. 물고기 전문서적 사진이나 그림에서는 머리를 오른쪽에 두는 것이 원칙이다. 넙치는 눈이 왼쪽에 위치하여 머리를 왼쪽에 두어도 제 모습이 되나, 눈이 오른쪽에 위치한 가자미류는 머리를 왼쪽으로 두면 배가 위쪽으로 가게 되어, 이 어류들만 머리를 오른쪽으로 놓도록 하였다. 눈이 오른쪽에 위치한 가자미류는 가자미 뿐 아니라, 참가자미, 문치가자미, 돌가자미, 물가자미 등 수십 종이 우리나라에 분포한다.

 

 넙치는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로 열량이 낮은 고급 단백질로 소화도 잘된다. 특히 쫄깃하고 비린내가 적어 횟감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물고기이며, 튀김, 매운탕으로도 좋다. 고등어와 같이 떠서 사는 푸른 생선은 근육에 물보다 가벼운 지방을 축적하여 육질이 물렁거리고 비린내가 나서 횟감으로 적합하지 않지만, 넙치와 같이 바닥에 사는 흰살 생선은 근육에 지방이 적고 쫄깃하여 횟감으로 적합하다. 근래에 일본에서 즐겨 먹는 다랭이(참치) 뿐 아니라 고등어 회가 국내에서도 일부 인기가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치아가 약한 편으로 쫄깃한 회를 좋아하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치아가 튼튼하여 쫄깃한 회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일본 사람들이 즐겨 찾는 물렁한 육질의 물고기 회가 일부 인기를 얻고 있으나, 우리나라 사람의 구강과 치아 구조로 보아 쫄깃한 광어회가 우리 입에 맞는다.

 

 이렇게 고급인 넙치가 국민 생선회가 된 것은 1980년대 넙치 치어 생산과 양식 기술의 발달의 덕분이다. 국내에서 양식되는 물고기의 약 반 정도가 넙치로 연간 약 4만톤 정도가 생산되고, 우리나라 넙치는 맛이 좋아 상당량이 일본으로 수출된다. 양식 뿐 아니라 자연 자원량을 늘리기 위해서 전 연안에 방류사업을 진행 중으로 그 가운데 넙치가 가장 많이 방류된다. 물론 자연산은 양식산에 비하여 값이 비싸다. 넙치는 눈이 없는 쪽이 흰색인데, 양식넙치는 대부분 눈이 없는 쪽에 검은 반문(얼룩얼룩한 무늬)이 있어 쉽게 구분된다. 국내 양식장에서는 3달 정도 키운 넙치를 방류하는데, 방류한 넙치는 자연에서 자랐지만 성체가 되어 잡혀도 양식 넙치와 같이(첨부 사진 참고) 반문이 그대로 남아 양식 넙치로 취급되어 제 값을 받지 못하여, 이 반점을 없애기 위한 연구가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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