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공지사항

(2018-05-08) [트리니티메디컬뉴스]심리학적 영역에서 '정신건강'에 도움 주고파
(2018-05-08) [트리니티메디컬뉴스]심리학적 영역에서 '정신건강'에 도움 주고파
작성자 운영자
조회수 177 등록일 2021.01.22
▲ 조성근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


[트리니티메디컬뉴스=박정미기자] '정신건강'은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핫한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기'로 점철된 삶을 사는 젊은 층에서부터 '갑질'에 병드는 중장년층까지, '트라우마로 가득찬 사회'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닌 듯 하다.


TV에서는 한 사람을 놓고 관찰하고, 분석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다큐멘터리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큰 역할을 하는 학문이 '심리학'이다.


조성근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를 만나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트리니티메디컬뉴스(이하 트) : 심리학 중 어떤 영역을 연구하는지 궁금하다.


조성근 교수(이하 조) : 임상심리학을 전공했다. 임상심리학은 상담을 통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개입하는 학문이다.


: 심리치료란 무엇인가?


: 심리학적인 전문지식을 가진 치료자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내담자가 만나서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함께 개선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심리적인 어려움과 관련된 것을 함께 탐색해보고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트 : 모 작가가 우리나라는 ‘트라우마’로 가득 찬 사회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혹자는 현대인 중에 마음의 병이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현대인들의 심리 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트라우마로 가득 찼다고 하는 말 자체가 사실은 지금 살아가는 세대가 힘들다는 것을 대변하는 말일 것 같다.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세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어떤 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해 하거나, 우울하거나, 화날 때 공통점이 있다.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내 맘대로 안 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생각해보면 내맘대로 안 되는 것이 요즘 사회에서 많지 않나. 취업, 결혼, 육아 등의 일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다 보니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많은 게 아닌가 싶다.


: 충남대 심리성장과자기조절센터의 센터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현재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을 합쳐 보면 상담과 관련된 자격증이 300개가 넘는데 그 중에서도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서 따야 하는 것이 있고, 간단히 딸 수 있는 게 있다. 상담소를 개설하는 게 신고제라 아무나 신청을 하면 자격증이 없어도 개설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주변에도 우후죽순으로 상담소가 생기고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어느 상담센터가 제대로 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공신력 있는 상담센터를 찾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와 같은 국립대가 운영하는 상담소는 공신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족을 믿고 맡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주로 어떤 상담을 하나?


: 다른 센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수한 어려움을 가진 분들에 대해서 치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만성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 개입하는 것도 다른 센터와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노인분들의 인지적 기능,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저하에 대한 상담도 우리의 강점이다.


: 통증이 심각하거나 사회적으로 편견에 시달리는 질환, 또는 난치병의 경우 심리적인 치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통증환자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면 일단 통증환자는 아프다는 것에 촛점을 많이 맞춰서 치료도 진행하지만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금 달리 접근할 수 있다. 아프다 보니까 대인관계가 나빠지고 그래서 우울해 한다. 예전처럼 일할 수 없기 때문에 직장에 문제가 생겨서 최악의 경우는 실직하기도 한다. 그러니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면 가족 간의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다양한 방향으로 여파를 만들어낸다.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 사회적 문제까지 다룰 수밖에 없다.


리학에서는 통증이 있어도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더 잘 생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통증환자는 통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쉬고 싶거나 통증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려 해서 '통증이 다 나으면 00을 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통증이라고 하는 게 짧은 시간 내에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동반자처럼 함께 가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질병 외에 사회경제적인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


: 최근 관찰예능이 많이 생겼다. 심리전문가나 정신과전문의가 패널의 행동을 보고 분석, 해석하는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예전에 내가 공부할 때보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몇 년 전 '힐링'이라고 하는 단어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 만큼 힘들기 때문에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나오지 않았나 한다. 다만 내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예능의 요소로 접근하다 보니 진정한 힐링을 추구하기보다 웃고 떠들고 일회성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힐링을 위해서 책도 보고 TV도 보고 강연도 다니는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더 나아가 '내가 그 게 필요하지'라는 인정을 넘어서 행동해야 한다. 지금은 내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를 인정하는 단계까지는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내가 변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부분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 프로그램도 그런 쪽으로 만들어지면 좋지 않을까.


: 최근의 갑질이나 분노조절장애의 사례를 볼 때 심리적인 요소들이 중요할 것 같은데,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이슈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 아까 말했듯 내맘대로 되지 않을 때 그런 행동이 나온다. 갑질도 내맘대로 되지 않으니까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인데 우리 센터 이름이 '심리성장과자기조절센터'다. 자기조절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히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잠시 멈춰야 할 때가 있고, 때로 분노를 적절히 표현해야 할 때가 있는데 자기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갑질이나 분노조절장애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자기조절을 잘 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해 연구한다.


: 의료계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의료계와 사회에서 심리학의 역할은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 심리학의 영역은 굉장히 다양하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정신적인 건강에 대한 부분은 물론이고 그 외에도 심리학적인 부분에서 개입할 수 있는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의사와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의사를 볼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보니 그 짧은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다. 의사나 간호사들이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니 심리학적인 면으로 그런 스킬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의사도 마찬가지로 처방을 내는데 이 환자가 처방을 잘 따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환자가 자신의 판단이나 기분에 따라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고 약을 끊어버리거나 더 많이 먹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도 심리학자들이 충분히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외국에서는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심리학자가 어떻게 하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한다. 약을 처방하는 입장에서는 약을 잘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잘 먹일지에 대해서는 의사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으니, 그런 부분에서는 심리학자들이 도와줄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


: 만성통증환자를 주로 봐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 그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면서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 같은 것도 개발하려고 한다. 센터는 지난해에 개소했기 때문에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고 지역사회에서 정신건강 캠페인 같은 것들도 펼치려 준비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기사원문: http://www.mdtrinity.com/news/view.php?idx=1585